복합위기 맞은 中企, 구원투수 나선 김학도 중진공 이사장

입력 2023-01-30 15:08   수정 2023-01-30 16:06

“금리도 높게 뛰었는데 정책자금 집행이 그동안 너무 경직됐죠. 이걸 유연하게 풀어보려고 노력했습니다.”

지난 27일 서울 양천구 집무실에서 만난 김학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은 고금리 탓에 허덕이는 중소기업 걱정으로 말문을 열었다. 한국은행의 잇따른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중은행 기업 대출금리는 연 6~7%대까지 치솟았다. 고금리 충격을 못 버틴 기업들이 연쇄 붕괴할 것이란 우려도 커졌다.

◆이차보전, 대환대출 사업 등 9천억 투입
중진공은 발 빠르게 예방 작업에 나섰다. 정책자금을 신속하게 집행하고, 이차(利差)보전과 대환대출 사업을 새로 시작해 중소기업 구원투수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차보전은 기술성과 사업성이 우수한 기업을 대상으로 민간은행 대출금의 이자 일부를 보전해주는 정책이다. 대환대출은 중진공에서 대출받아 연 7% 이상 고금리인 제2금융권 대출금을 갚도록 한 제도다. 중진공은 올해 이차보전 사업으로 약 8000억원을 중소기업에 대출할 계획이다. 대환대출 사업엔 1000억원을 투입한다.

이런 조치는 김 이사장이 2020년 취임 후 120여 곳의 현장을 누비며 개별 기업의 다양한 요구를 제도화한 결과다. 김 이사장은 “예전에는 대환대출이 정책금융 지원 영역이 아니었는데 중소기업 복합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새롭게 도입했다”며 “공공기관이면서 금융기관인 중진공의 문턱을 더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신산업분야에 정책자금을 중점 지원하고 정책자금의 투자 기능을 강화해 초격차 스타트업을 집중 육성하겠다”며 “기존 산업의 미래 산업 전환도 더 속도를 내 지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중진공은 기존 선착순이던 정책자금 접수 방식을 개편했다. 일정 기간 내 모든 기업이 신청하면 정책 우선도 평가를 하고, 기술 사업성을 중점적으로 고려한 뒤 선별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지원한다. 성장성?사업성이 있는 곳에 지원하기 위해서다. 김 이사장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정부 정책 목적성에 맞는 사업을 하는 곳을 걸러내려고 한다”고 부연했다.


◆中企 글로벌 진출 확대 서포트, 글로벌비즈니스센터 확대 개편
중소벤처기업의 글로벌 진출 저변 확대도 적극 도울 계획이다. 해외 17개국의 20개소 수출 인큐베이터를 ‘글로벌비즈니스센터’로 확대 개편한다. 김 이사장은 “기존 인큐베이터가 수출 희망 기업의 현지 사무소 역할을 했다면 글로벌비즈니스센터는 수출 기업을 더 적극적으로 돕는 특화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는 3월 미국 뉴욕을 시작으로 유럽,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으로 넓혀갈 방침이다.

공적개발원조(ODA)도 적극 추진한다. 중진공은 우간다에 청년창업사관학교를 지난해 설립했다. 베트남에는 온라인 수출플랫폼 전수를 올해부터 실시한다. 국제협력을 바탕으로 중소기업의 직접교역 활성화를 지원하겠다는 구상이다. 김 이사장은 “해외에서 과거에는 건물을 지어달라거나 병원을 세워달라는 요청이 많았다면 이제는 돈을 버는 방법이나 창업, 수출 플랫폼을 배우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디지털전환(DX) 사업도 확대한다. 중진공은 ‘제조현장스마트화’ 사업에 지난해보다 150억원 늘어난 6150억원의 정책자금을 공급한다. 김 이사장은 “전국 5개 지역 연수원에 스마트공장 배움터를 만들어서 공장을 바꾸는 고도화 작업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팔로어 아니라 퍼스트 무버” 돼야… 빅데이터 현장 적용
중소기업 중에는 여전히 인력난을 겪고 있는 업종이 적지 않다. 특히 지방으로 갈수록 인재를 찾는 데 어려움을 호소한다. 김 이사장은 “인력미스매칭이 심한 지역?업종의 외국인력도입 확대를 위해 현장의견을 신속히 정부에 건의하고 있다”며 “현장 인력을 최적화시킬 수 있도록 지역 전략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전 학위(학?석?박사) 계약학과를 운영하는 중소기업 인재대학을 신규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글로벌 혁신특구사업도 전개한다. 이 특구에는 해외에 없는 규제는 실증특례를 허용하는 방식의 테스트베드 인프라를 제공한다. 또, 지역산업성장 프로젝트 기반 정책연계를 통해 지방 기업 집중 지원도 나선다. 예를 들어 경남에는 안보전략산업 육성 프로젝트가 가동된 상태다.

김 이사장은 ‘팔로어(추격자)’가 아니라 ‘퍼스트 무버(선도자)’가 되겠다는 중진공의 청사진도 재확인했다. 그는 “경영 환경 어려움이 예상되면 퍼스트 무버로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기에 지난 2년간 빅데이터를 모으며 미리 준비했다”며 “기업들의 미래 성장 경로를 예측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보여주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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